1. 무덤에서 요람까지
작년에 쓰다 만 메이드리바이는 뱀파이어물ㅋㅋㅋㅋ이었는데... 리바이는 대저택에서 메이드놀이를 하는 것도 모자라 너무도 무료한 나머지 엘런을 뱀파이어로 만들고 도망친다는 내용이었다. 엘런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어울리는 일이 몹시 힘에 부치는 사람. 될 수 있다면 유일한 '내 사람'인 리바이와 저택에서 살 수 있었으면 했지만, 어느날 리바이가 저택에 불을 지르고 잠적하면서 단조롭고 평화로웠던 엘런의 일상은 완벽하게 박살남. 저택은 드넓은 세상에서 저를 꽁꽁 감춰줄 벽이나 다름없었는데, 그것이 무너지고 나자 반쯤 미치는 지경에 이름. 리바이를 찾아 런던을 샅샅이 뒤지지만 뜻밖에 크리스타 렌즈가 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리바이를 구실로 약간의 미끼를 놓아 엘런을 함정에 몰아넣고, 함정에 몰린 엘런은 강도를 당하는데.. 그건 당시 괴담처럼 유행하던 '식인강도' 사건과 맥락을 같이 하는 일이었음. 허무맹랑한 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 진짜 사람을 먹는 존재가 지척에 있었던 것이지. 그리고 크리스타의 집은 유력한 뱀파이어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런던의 유명인사를 뱀파이어 집단에 편입시키는 일에 나서고 있던 것... 엘런은 졸지에 뱀파이어가 되고, 리바이는 그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가 즉시 유럽 대륙으로 도망침. 여기서 1부가 끝나고
물론 2부에서 엘런은 세계를 샅샅이 뒤져 리바이를 찾아낸다ㅎㅎ 그리고 오랫동안 괴롭힌 끝에 그를 자기와 같은 존재로 만들어버림. 엘런이 마침내 리바이의 목을 무는 순간은 그들의 무덤이자 요람이었다. 과거가 매장되는 순간은 새로운 최초와 잇닿아 있었으니까. 피에 대한 식탐부터 시작해서 분노 질투 나태 오만 탐욕을 차례차례 겪은 뱀파이어 엘런에겐 결국 색욕밖에 남지 않게 된다..는 결말을 내고 싶었다. 리바이가 인간일 때 엘런을 철저히 농락했듯 이번엔 엘런이 리바이에게 복수하면서도 애증하게 되는 내용이 2부의 핵심이었는데...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게 된 엘런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비로소 활개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음. 결국 이 글에서는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거의 몰락해봤기에 다시 몰락하기 싫은 크리스타의 가문, 저를 언젠가 잡아먹으려 들 것 같은 사람들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엘런, 어마어마하게 많이 남은 세월을 죽지 않고 버티기 위한 방편으로 엘런을 선택한 리바이... 그들 인생의 2막부터가 본편인데, 이건 거의 연대기로 써야 할 수준이라 엄두도 못 내고 자연히 연중...ㅎㅎ 1부는 A shot to remember, 2부는 Cheers for sweet revenge, 3부는 Modern times라는 이미지도 생각해뒀었다ㅋㅋ 여름에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봤는데 루이와 레스타의 이야기가 너무 완벽해서 굳이.. 내가 뱀파이어 이야기를 할 필요 없다는 걸 느꼈다
2. 토막글로 썼던 동상이몽
1년도 더 전에 썼던 글이라 너무 모자라지만 그래도 언제나 참 좋아하는 이야기다. 이걸 중편으로 풀어 쓰고 싶었는데 여유가 도저히...
3. 마왕엘런
내년에는 연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 글을 쓰게 된다면 아마도 내 모든 덕질을 청산하는 의미가 될 듯ㅇㅇ
4. 무제
얼마 전 쉬는 동안 생각해 봤는데, 가장 쓰기 좋아하는 문체는 무제의 문체인 것 같다. 건조한 틀을 유지하면서도 수식어구는 정말 필요할 때만 짧고 굵게 넣는 식으로 가고 싶었는데.. 쓰면서 재미있었으니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리바이가 말하는 어투도 좋아하고, 무제에서 다루는 소재도 좋아한다. 오메가버스,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야, 서로 마주보게 될 때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 그들의 이야기... 무제는 장편이 아닌데 시점이 자주 바뀌는 글이다. 그래서 아주 교묘히 잘 써야 했던 글이다. 좀 더 길고 차분하게 다듬어가며 썼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와서 어쩌겠나, 그냥 올 상반기의 큰 수확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마무리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ㅜㅜ
5. 짧은 시간의 역사
이것도 좋아하는 소재인데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참 좋아하는 소재들만 골라서 글을 썼구나.......... 몰락한 왕국의 마지막 국면, 폐위된 왕의 쓸쓸한 모습을 그리고 싶었음. 백제의 사반왕 이야기와 송나라 마지막 왕 이야기에서 착안함. 엘런과 리바이를 염두에 두고 쓰긴 했는데 어쩐지 진격 2차 같지가 않아서 그냥 백작과 기사 이야기로 올렸지만 지금은 당연히 에레리로 보고 있다ㅎㅎ 의도한 만큼 리바이를 불쌍하게 만든 것엔 성공한 듯하다. 단 두 편에 끝날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기사와 백작의 일주일을 공평하게 7등분해서 이야기해보자!라는 목표로 썼던 글이라... 단편으로 깔끔하게 떨어져서 더 나은 것 같다. 일단 기사와 백작을 궁 밖으로 빼내며 마무리했는데, 외전이 어떤 식으로 이어져도 이상치 않을 이야기 같다.
6. 어바웃 골든 타임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할 때까지의 '골든 타임', 황금기를 뜻하는 골든 타임...아니 황금기는 골든 에이지라 해야 맞겠지만ㅎㅎ 그냥 갖다 붙였다. 뭐 제목이 중요한 글은 아니니까
7. 터미네이터 AU
하하....하하핳ㅎㅎㅎㅎㅎ;;;;;; 대망의 터미네이터 에레리........... 내 2015년은 이걸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ㅋㅋㅋㅋ 코너의 우주는 꽤 적당한 제목을 붙인 것 같은데, 그래도 '터미네이터 AU'라는 제목이 훨씬 어울리는 것 같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또 다른 우주,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난 바로 그 우주에 대한 이야기니까. 각 편의 화자는 다를지라도 전부 엘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미래의 영웅인 엘런에게 헌정하는 글처럼 되어버렸는데ㅋㅋㅋ 사실 1, 2편이 본편이고 나머지는 길게 쓸 생각 없던 외전이었음을 분명히 해 둔다... 될 수 있는 대로 전부 써제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만큼 터미네이터AU는 최고다ㅠㅠㅠ 고전명작이 왜 명작인지 알게 된 계기.
8. 어떤 외전; 꿈의 도시
여름에는 이거랑 터미네이터au밖에 한 게 없다... 세상의 끝까지 내몰린 이들이 서로를 가련히 여기게 되고, 서로에게 마음을 씀으로써 끝을 얼마간 미룰 수 있게 된 이들의 이야기.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이야기다.
9. 예거병장
이거 쓸 때.. 밤에 무리하느라 힘들었지만 매일 쓰는 재미가 있었다ㅠㅠ 한 번 쉰 다음부턴 이런저런 이유로 손을 놓게 되었는데.. 밑도 끝도 없이 암울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마음만 먹으면 해피엔딩으로 끝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옛날에 쓴 스미스 주니어와 예거병장 이야기의 새로운 버전이다. 다시 이어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여담인데 이건 전부 리바이의 환상이었다는 결말도 가능할 것 같다ㅎㅎ 거인과 싸우던 중 엘런을 잃은 리바이가 엘런의 환영을 본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리바이가 환상에서 깨어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ㅎㅎ;;........ 하지만 고통으로 시작해서 고통으로 끝나는 글은 쓰고 싶지 않다. 특히 중편 이상인 경우에는. 그런 건 도저히 취향이 아님
10.
마지막 홈 업데이트가 11월 초....... 시간이든 뭐든 마땅치가 않은데, 그냥 역량의 한계에 부딪혔다고밖에. 진격에 대한 덕심이야 항상 그득하지만 그것과 글쓰기는 별개다. 내가 그간 뭘 했는지를 생각해보다가, 어느 순간 나는 지난 1년간 이만하면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정말로 나는 애썼고, 생각보다 많이 지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걸 직시하고 나자 놀랍도록 욕심이 줄어들었다. 무언가 더 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음을 깨달아서 그런가, 실현 불가능한 욕심을 하나씩 걷어내고 보니 내가 가진 것은 아주 작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구나 요즘은 뭘 하든 내가 꼭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해서.. 내가 이 장르에서 뭘 할 수 있는지는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올 여름부터 내도록 고민했는데 단순한 슬럼프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단지 휴식기인 거고, 내년에 바빠지면 지난 1년처럼 글 쓰던 일이 간절해질까 생각도 해 본다. 밤에 잠 줄여가며 무제를 쓸 때처럼. 그런 순간이 요행처럼 찾아오길 기다리면서도 언제든 제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 내 기분이야 어쨌건, 내가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 올라온 글 중에 막 쓴 글은 없다는 것이다. 실수는 할지언정 노력하지 않은 것은 없다.
11.
일 년 만에 써 보는 잡담글은 여기서 끝. 올해도 감사합니다(__)
'so enchanted'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8 연말결산 (1) | 2018.12.23 |
|---|---|
| 2017 연말정산 (2) | 2018.01.01 |
| Request: from M #4 (0) | 2015.10.08 |
| Request : from M #3 (0) | 2015.08.23 |
| Request : from M #2 (0) | 2015.05.18 |